1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대체로 당뇨 환자가 목표로 하는 관리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당뇨병 환자라면 암기하고 있어야 하는 사항입니다. 혈당목표는 공복시 80mg/dL~ 130mg/dL, 식후2시간 180mg/dL 이하입니다. 당화혈색소는 정상은 5.9% 이하로 관리 목표치는 7.0 % 이하이며 만 65세 미만의 젊은 환자들에게는 6.5%이하를 권장하기도 합니다. 헤모글로빈이 혈당과 결합한 비율을 말하며 최근 검사시점을 기준으로 선행하는 8주간의 혈당 지표를 반영합니다. 혈압은 130/80mmHg 이하이며, 당뇨 환자들은 합병증의 발생 확률을 줄이기 위해 140 수준이 아니라 130 이하로 유지하기를 권장합니다. 체중은 정상체중+10% 이하이며 참고로 혈당약 복용시 부작용이 체중 증가입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약물치료가 있습니다. 위에서도 말한 것처럼 당뇨 치료의 기본은 생활습관 개선입니다. 즉 식이요법과 운동을 꾸준히 평생 동안 해야 되는 것인데, 한국은 평생 백수 수준의 삶을 살지 않는 이상 이게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통 혈당강하제를 복용하게 됩니다. 크게 8가지 계열의 약제가 국내에 출시되어 있습니다. 먼저 메트포르민(metformin)이 있습니다. 1920년대에 개발되었지만 지금까지 나온 약제 중에서는 효과와 부작용을 같이 고려해봤을 때 여전히 당뇨약의 최강자입니다. 이 약을 끼지 않고는 당뇨병 약처방에 보험도 되지 않습니다. 워낙 나온 지 오래된지라 장기 복용에 따른 안전성이 보장되어 있고 인슐린을 짜내는 것이 아니라 간에 영항을 주어 신체의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 치료하기 때문에 저혈당에 빠질 부작용이 없고 그 외에 다른 부작용도 거의 없는 데다 (신장 기능이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가격도 완전 저렴하여 이 약은 신장이 많이 안 좋은 환자가 아니면 기본으로 깔고 가게 됩니다. 특히나 약간의 체중 저하를 유도하기 때문에 2형 당뇨병의 고위험인자인 비만에 효과가 있습니다. 약의 기전은 간의 혈당 합성을 막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며 위장관에서의 혈당 흡수를 다소 저해합니다. 신기능이 좋지 않을 경우 처방이 제한됩니다. 일반적으로 임상에서 보는 가장 흔한 부작용은 복부 팽만과 설사인데, 특히 설사는 정말정말 흔하게 발생합니다. 메트포르민 복용자들은 설사를 아예 달고 사는 경우도 보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제기된 부작용(?)으로는 항암효과와 수명연장이 있습니다. 특히 항암효과는 현재 활발히 연구중으로 메트포르민이라는 성분 자체가 항암효과가 있다는 쪽으로 점점 기울고 있습니다. 설포닐유레아(sulfonylurea)는 베타세포를 직접 자극해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는 원리입니다. 보통 당화혈색소가 매우 높고 생활특성상 식습관 관리도 솔직히 힘들다고 여겨질 때 3개월 처방해서 일단 혈당을 확 내려서 합병증을 막는 식으로 쓰입니다. 혈당 강하 효과는 좋긴 한데 저혈당 위험이 있습니다. 글리메피리드(glimepiride)가 가장 많이 처방되는 성분으로 국내에는 아마릴이라는 이름으로 한독약품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마릴이 대표적이긴 하지만 당뇨약이 대체로 그렇다시피 똑같은 비슷한 성분의 시판 약들이 대단히 많습니다. 췌장을 쥐어짜는 형태의 기전인지라 저혈당의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식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되며 식사가 불규칙한 사람들도 상당히 위험합니다. 이러한 부작용으로 인해 당화혈색소가 높으면 처방이 원칙이긴 하지만 많은 의사들이 이 약물을 장기간 처방하길 꺼려한다고 합니다. 또한 체중 증가가 부작용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메글리티나이드(meglitinide), 나테글리니드 (Nateglinide)는 설포닐우레아와 비슷한 베타세포에 작용하는 약품이지만 설포닐우레아가 하루 종일 유지되는 강렬한 혈당 강하 효과를 장점이자 단점으로 가지고 있다면 나테글리니드는 짧고 굵게 작용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식전에 복용한다면 식후 1~2시간 혈당이 최고점을 찍는 시간에 작용해서 당뇨 환자에게 가장 골치아픈 식후 혈당 문제를 해결해 준다라고 하는데 당연하게도 설포닐우레아와 작용 기전이 같기 때문에 병용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설포닐우레아를 써야 될 정도의 환자는 해당 사항이 없고 그보다는 경증의 환자에게만 적용이 가능합니다. 제약회사에서는 저혈당의 위험이 적다고 광고하지만 저혈당은 의외로 자주 오지만, 위험할 정도의 저혈당이 드물긴 합니다. 식후 고혈당 환자를 잡는 데 효과가 좋습니다. a-glucosidase 억제제는 상부위장관에서 탄수화물의 흡수를 억제합니다. 저혈당, 췌장 기능 저하 등의 주요 부작용은 적지만 위장관계 부작용(속이 매우 불편하고 가스가 많이 찹니다. 탄수화물이 장에 있음으로 당연히 발효가 일어나고 가스가 찹니다.)이 나타나고 복용이 번거롭습니다. 국내에서는 보글리코스(voglicose) 성분이 베이슨이라는 이름으로 CJ헬스케어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아카보스(acarbose) 성분의 글루코바이(바이엘)라는 제품도 있습니다. SGLT2 inhibitor와 더불어 1형 당뇨환자에게 쓸 수 있는 유일한 경구 약제이지만 효과가 약하고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배가 더부룩하다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 잘 쓰이지 않습니다. TZD(thiazolidinedione)는 말초의 지방세포와 근육에 상당 부분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시키는 계열의 약제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사들이 많이 처방합니다. 실제로 메트포민과 비교해서 효과가 좋습니다. 다만 체중증가와 같은 부작용이 있고 심혈관 질환과 뼈가 부러질 수 있는 안전성 문제로 시끌시끌했습니다. 특히 심부전이 동반된 환자의 경우 이 약의 투여를 금하게 되며 또한 간에 부작용을 끼치기에 간수치를 정기적으로 검사하게 됩니다. 피오글리타존(pioglitazone) 성분의 액토스(다케다)가 가장 유명하며 최근에는 국내 신약으로 종근당에서 로브글리타존(lobeglitazone) 성분의 듀비에를 출시했습니다. DPP4 억제제는 위장관의 소화 작용에 반응하여 인크레틴이 분비되고, 인크레틴은 췌장을 자극하여 인슐린과 글루카곤의 분비에 영향을 줍니다. 인크레틴을 분해시키는 DPP4라는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인슐린 생산을 촉진하는 기전인데 혈당이 높아질 때만 선택적으로 혈당을 낮추고 체중증가와 같은 부작용이 없어서 최근에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자누비아, 트라젠타, 가브스, 제미글로, 온글라이자, 네시나 등이 있으며 제미글로는 특히 LG생명과학에서 개발한 신약입니다. 2015년기준으로 메트폴민과 더불어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GLP-1 수용체 유사체는 최근에 많이 개발되는 계열로 DPP4 억제제처럼 포도당 의존적으로 인슐린 분비시키고 효과는 DPP4보다 높다고 보이나 비싸고 주사제인 데다 DPP4 억제제가 적은 부작용으로 굉장히 빠르게 대중화된 것과 달리 이쪽은 부작용이 상당한 편이라 열심히 개량 중입니다. 현재는 임상에서 사용 중이며 인슐린과 병합할 경우 좋은 효과가 있는 정도로는 인정되고 있습니다.
SGLT2 수용체 억제제는 혈중 포도당은 신장에서 사구체에서 걸러지고 세뇨관에서 다시 재흡수됩니다. 재흡수가 되지 않을 만큼 양이 많은 것이 바로 당뇨병입니다. 이 당뇨병의 원리를 이용해서 당뇨를 극복하는 독특한 양입니다. 이 재흡수를 막아버려 당뇨 환자들의 피에서 당분을 소변으로 쫙쫙 빼는 신기원의 약입니다. 혈당을 드라마틱하게 낮추고 체중도 줄기 때문에 매우 좋지만 신장기능에 따라서 사용여부가 결정됩니다. 부작용으로 요로감염 등의 합병증이 증가한다고 하나 사실상 이는 그닥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진짜 문제는 포도당이 담긴 엄청난 양의 소변이 빠져나가 수분 부족에 시달리기 쉽다는 점입니다. 물을 매우 자주 마셔야합니다. 물을 적게 마실 경우 탈수가 올 가능성이 높으며 당뇨병 환자의 탈수는 일반인의 탈수보다 더욱 위험합니다. 2016년 현재 어리거나 젊고 합병증이 없는 당뇨환자에게서 기대되는 신약입니다. 1형 당뇨 2형 당뇨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아직 새로 나온 따끈따끈한 신약인 관계로 아직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효능효과 및 부작용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이로 인해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최근엔 가장 각광받는 약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최근 당뇨병 관련 커뮤니티 등에 들어가봐도 10~20대 혹은 30대의 어리거나 젊은 당뇨 환자들이 이 약을 새로 처방 받았다며 효능 및 부작용에 대한 논의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으며 당뇨를 진료하는 의사들 사이에서도 논의가 매우 많다고 합니다. 처음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메트포르민 혹은 메트포르민+DPP4 억제제 혹은 설포닐우레아 약제로 시작하지만 약이 잘 듣지 않거나 처음 진단받을 때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으면 세 종 이상을 같이 복용하게 됩니다. 그래도 상태가 안 좋으면 바로 인슐린 투여합니다. 하지만 혈당이 너무 높거나 당뇨의 다음, 다갈, 다뇨 증상이 너무 심하다면 췌장을 쉬게하는 개념으로 인슐린으로 초반에 사용한후 안정이되면 경구제제로 전환하기도 합니다. 혹은 3개월간 평균 당뇨수치(HBA1C)가 너무 높고 몸 상태도 지나치게 안 좋으면 바로 인슐린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기는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평생 투여가 아니라 잠시 쓰는 개념입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기전의 약제가 끊임 없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많은 약들도 모두 공통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약을 복용해도 혈당이 바로 정상치까지 떨어져서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여전히 생활이 불편합니다. 많은 당뇨 환자들은 아무리 많은 약을 복용하더라도 결국은 본인의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아예 1형 당뇨병은 초속효성 주사때문에 운동시간과 식이에도 제약이 크게 따릅니다. 약물이 불러오는 저혈당과 초속효성 인슐린이 불러오는 저혈당은 속도부터가 다릅니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약을 복용해도 일반 환자들처럼 마음대로 양껏 먹으면 약 안 먹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당연히 관리할 때보다 식후혈당이 좀 더 오르게 됩니다. 만약 반대로 굶으면 지방질을 변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당뇨성 케톤산증으로 안 좋아 질수도 있습니다. 아니 그전에 저혈당 쇼크로 의식 잃을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이 전혀 없이 마음대로 먹으면서 약물로만 혈당조절이 정상적으로 가능한 약이 나온다면 의사와 환자와 보호자 모두가 편할 것입니다. 물론 2016년 현재 그런 약은 없습니다. 하지만 발전이 없지는 않습니다. 과거 2004~2005년 당시 주사로 맞는 현재의 인슐린이 아닌 알약으로 복용 가능한 경구용 인슐린을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는 뉴스보도가 있었는데 당시 당뇨 환자들의 반응은 헛소리 집어치우라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지만 2016년 현재 편리하게 알약으로 복용 가능한 경구용 인슐린 임상 3상 시험이 진행중에 있습니다. 다만 정말 비슷한 효능효과가 있을지 확신할 수 없으며 성공한다 하더라도 아직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기는 합니다. 2형 당뇨에 사용하는 경구용 약제도 DPP4 억제제, SGLT2 수용체 억제제 등 새로운 신약이 계속 개발되고 시판되며 관리방법도 점차 개선되는 중입니다. 과거 메트포르민, 설포닐유레아 계열 약물이 먹히지 않으면 바로 인슐린을 사용해야 하던 1980, 90년대나 1형은 그냥 죽는병이던 1920년대 이전 시절과 비교하면 정말 많이 좋아진 셈입니다.
당뇨병의 병역기준은 인슐린이 반드시 필요한 1형 당뇨병은 5급으로 면제입니다. 만약 자신이 1형이라면 공익도 안 간다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2형의 경우는 약간 복잡한데 2형이래도 혈당조절상의 문제로 인슐린을 무조건 평생 써야 한다고 판정나면 동일하게 5급 면제가 나옵니다. 단 이는 상당히 까다로운 절차에 따라 진행되며 이 지경이면 이미 1형으로 변경 등록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즉 2형을 유지할 시 5급은 없습니다. 그래서 간혹 1B형 당뇨병인데 자가면역 반응이 없어 2형 당뇨병 판정을 받은 사람이 이걸로 병무청과 씨름하기도 한 사례도 있는 듯 합니다. 1B형 당뇨병의 1형 당뇨병 판정기준은 대체로 C펩티드 0.6 이하입니다. 하지만 인슐린을 사용 안하는 2형의 경우 인슐린을 사용 안 하고 경구혈당강하제(당뇨약)만을 복용하거나 당뇨약을 복용 안 하지만 2형 당뇨가 확진된 사람은 4급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습니다. 혹은 인슐린이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혈당을 관리하면서 사회복무를 하게 됩니다. 1형이 아닌 2형 당뇨의 경우 병역기준이 2016년도보다 훨씬 엄격했던 2009~2013년에도 인슐린을 사용 안 하고 일단은 당뇨병의 신검 절차가 그렇다는 이유로 7급 재검을 줬다가 3~6개월 후 재검에서도 그대로 당뇨로 나오면 그 자리에서 4급 공익근무요원 판정이 나왔습니다. 별로 복잡하지도 까다롭지도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어차피 당화혈색소 등 당뇨병이 확실한지 검사를 하는데 이게 개인이 군대 가기 싫다고 속일 수 있는 문제가 절대로 아니기 때문입니다. 관리가 너무 잘 되는 경우는 혈당, 당화혈색소가 너무 멀쩡해서 이것만으로는 판정이 안 되긴 합니다. 일단 당뇨병이 확실하면 어떤 당뇨병이든 현역 1~3급을 받을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간혹 자신은 당뇨병이지만 현역 가고 싶다고 우겨서 현역 받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냥 100% 거짓말입니다. 아니면 내당능/공복혈당 같은 당뇨 전 단계를 당뇨로 착각했을 상황도 있습니다. 내당능장애-경구혈당장애 같은 당뇨병 전단계의 상태는 2016년 최신 기준으로 2급 판정을 받기는 합니다.
영양의 과잉공급과 관련이 있는 병인 당뇨는 먹고 살기 힘들던 시절에는 별로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 시절에는 일찍 죽기도 했으니 더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영양상태가 풍족해졌고 수명이 길어져서 흔한 병이 되었습니다. 애당초 당뇨에 대하여 부자병 즉, "뚱뚱한 사람이 주로 걸리는 병"이라는 선입견이 있기도 하며 실제로 비만과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이 있으면 당뇨로 갈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하지만 예외가 존재하며 후천성 당뇨의 경우에도 비만 등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 이상으로 체질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요컨대 폭음, 폭식, 음주, 흡연에 평생 숨쉬기 말고는 운동 안 해도 당뇨 증상이 안 생기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삼다증상이 있는데도 당뇨는 아닌 걸로 진단이 나오는 사람들까지 있습니다. 또한 식사를 철저히 관리하고 적절하게 운동하며 술, 담배를 거의 안 하는데도 아니 담배를 아예 안 하는데도 당뇨 증상이 생겨서 약을 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게다가 1형 당뇨병은 비만함과 체질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자가면역질환이기 때문에 자신이 마른 체질이거나 술, 담배를 안 한다고 절대 안심하면 안 되며 절대다수가 소아, 청소년에 발병하기 때문에 젊다고 안심해서도 안 됩니다. 심지어 1B형 당뇨병은 자가면역질환도 아닌 바이러스나 원인불명형입니다. 1형 당뇨병은 희귀난치성질환인 만큼 걸릴 확률이 매우 낮지만 아예 안심할 것은 아닙니다. 물론 건강 관리에 충실한 사람이라면 당뇨 증상이 생기기 쉬운 체질이라도 발생 시점을 최대한 늦추거나 증상이 나타난 후에도 훨씬 가볍게 넘어갈 수 있으니 운에 맡기고 대충대충 살라는 이야기는 절대로 아닙니다. 다만 사람들의 생각보다는 가족력 등 유전적 요소나 체질의 문제가 당뇨의 발병과 제법 영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여하튼 전국민 100명 중 10명은 당뇨병 환자라 할 정도로 산재한 병이고 주요한 대사증후군의 하나로서 건강을 정말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으니 정확하게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 다른 성인병도 그렇지만 증상이 합병증 본격 오기 전에는 나타나지 않고 혈당 수치 또한 일부러 검사를 해 보기 전에는 접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무신경하게 지내다가 간혹 정기검진 혹은 수술전 검사로 자신이 당뇨, 그것도 정상혈당+100 이상의 인슐린 투여 직전급 당뇨에 걸렸음을 알고 뒤늦게 후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급성 저혈당으로 인한 의식불명은 당뇨 환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문제이니 대처법을 알아 두면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한의학에서 현대의 당뇨병과 가장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병은 소갈(消渴)로 현대의 당뇨와 공통점이 다분하며 단순히 침과 약만으로는 거의 불치로서 생활습관 개선이 병행되어야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까지도 같습니다. 거의 같아보이지만 미묘하게 다르다고도 합니다. 보통 현대와 같은 원인을 근거로 한 질병의 구별기준이 만들어지기 전에 당뇨 및 그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병이 소갈병으로 정의되었다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뇨는 눈에 띄는 심각하면서도 드라마틱한 증상이 다른 난치병, 불치병에 비해 적은 편이기에 그 위험도가 굉장히 높음에도 드라마, 게임 등 서브컬쳐에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당장 눈에 띄는 증세가 없어서 병약 캐릭터 어필을 하기 어렵고 평생 관리해야 하며 한 두 번의 수술로 완치되는 병이 아닌 탓에 극적인 면이 적기 때문입니다. 되려 누구처럼 개그 소재로 쓰일 지경입니다. 그나마 예외라고 할 수 있는 것이 1형 당뇨병에 걸려있는 투하트2의 코마키 이쿠노 그 외에도 해외, 특히 미국산 드라마 중 재난상황을 표현하는 경우 당뇨병을 가진 인물이 많이 나옵니다. 정기적 인슐린 주사 공급이 안 되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게임에서는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에서 당뇨병인 아내를 구하기 위해 한자동맹에서 인슐린을 구하는 NPC를 볼 수 있습니다. 탄약을 지불해주고 도와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장드라마나 일상물 투성이인 국내에선 재난상황 묘사도 제대로 안 되니 나오긴 어려울 듯 한데, 국내 영화의 경우 "오! 브라더스"에서 이범수가 조로증과 소아 당뇨병 환자로 나오기도 합니다. 공사현장에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혈압 측정기가 배치되어 있으며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사람을 걸러내서 작업에서 제외시키고 있습니다. 공사현장에서는 안전을 최우선시하기 때문에 굳이 안전사고가 아니라 해도 현장에서 사람이 쓰러지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이런 사람들을 작업에 투입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인부가 당뇨가 있어도 없다고 숨기거나 검사할 일이 없는 작은 건물현장으로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사현장뿐만 아니라 생산직,기술직 등의 공구를 사용하는 직업군, 몸을 움직여야 하는 직업군들도 채용을 꺼립니다. 아무래도 일하다 갑자기 쓰러지거나 다쳐서 잘 안 낫는 경우를 우려하는 것입니다. 만에 하나 이러한 일이 발생하면 회사입장에선 책임져야 할 문제가 크기 때문. 혈당조절이 되어도 잘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취업에 어려움이 많은 편이지만 당뇨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의지의 문제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겉으로는 증세가 안 드러나고 정상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채용이 되어도 여러 오해를 사기도 합니다. 당뇨가 있어서 쉽게 지치고 어지럽다고 말을 해도 "일 하기 싫어서 그런다.", "요령 피우지 말라", "당뇨는 게을러서 오는 병이니까 몸을 더 움직여 줘야지." 하는 냉소만 돌아올 뿐입니다. 이건 1형 당뇨병 환자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1형 당뇨병 항목에 세세히 적혀있지만 이건 일반 당뇨병보다도 더더욱 심각한 질환이고 아프면 쉽게 지치고 어지러운 수준에서 안 끝납니다. 특히 당뇨는 게을러서 온다는 말을 매우 자주 듣는데 재차 강조하지만 1형 당뇨병은 자가면역질환이거나 원인불명형이고 2형도 생각보다 체질, 유전, 외부환경의 영향이 큽니다.
당뇨환자의 입장에선 몸을 움직이는 직업군에 일하는 것도 상당한 고역입니다. 경증이고 30대 이하면 낫지만 40대부터가 문제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중증 증세일 경우 쉽게 지치고 피곤해지기 때문입니다. 또 몸을 쓰다보면 밥을 어쩔 수 없이 많이 먹게 되고 혈당조절을 할 수 없고의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몸을 움직이는 직업군에서 일하고자 한다면 혈당관리에 신경쓴 뒤에 취업을 하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윗 문단에 설명해 두었다시피 혈당조절이 잘 되어도 취업하기는 어려운 편입니다. 심지어 운전직(운수직)은 아예 만성질환자는 안 받으려고 하며 그나마 편하다는 사무직 역시 고혈압이나 당뇨 있는 사람은 상당히 꺼리는 편입니다. 이러다 보니 은퇴를 준비하는 50대 또는 이미 은퇴한 60대라면 몰라도 한참 공부하고 취업해야하는 10~30대에 이런 만성질환에 걸리면 1형은 말할 것도 없지만 2형도 몸 적게 쓰고 적게 먹으면 되고 스트레스도 적당히 받는 일부 하급 공무원이나 연구직 쪽을 바라보게 됩니다. 1형 당뇨병 커뮤니티에는 아예 따로 취업 불이익 게시판이 있을 정도입니다. 혹시나 병원에서 포도당 수액을 맞을 일이 있다면 무조건 당뇨병환자임을 밝혀야 합니다. 포도당 맞는 건 초콜릿 상습복용보다 더한 자살행위로 포도당을 혈관으로 직접 투여하는 건데 정상인이라면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여 문제가 없겠으나 당뇨병환자의 경우 당연히 고혈당이 올 것이며 지속적으로 투여할 게 뻔하기 때문에 큰 위험이 올 수도 있습니다. 어르신들의 경우 당연히 지병의 여부를 묻지만 1형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대다수가 소아나 청소년 그리고 그들이 자란 젊은 나이대의 성인이 절대다수이기 때문에 의료진도 일일이 그 연령대 나이의 환자에게 온갖 지병여부를 알아볼 수가 없으므로 필히 말해주어야 합니다. 1형 당뇨병은 천 몇백 명에 한 명 있을까 말까 하기도 하고 제아무리 의료진이라고 해도 저 나이에 설마 당뇨병이겠어 하는 심리도 존재합니다. 내분비내과가 아닌 타과 진료에서 인슐린주사를 맞는다고 밝히면 "1형 당뇨병이세요?"라는 질문보다 "관리가 많이 안 되나봐요"라는 질문이 의사한테서 돌아오는 건 저런 편견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당뇨병 환자에게 운동이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건 환자의 상태마다 다릅니다. 잘못된 방법으로 운동할 경우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너무 격한 운동보다는 가볍게 걷기 운동이나 자전거를 타는 정도로만 해 줘야 합니다. 무조건 많이 한다기보다는 규칙적으로 꾸준히 해야 합니다. 이건 그날 먹은 음식의 양이나 맞은 주사의 단위수 혹은 강하제 복용량까지 세세하게 따져보고 정해야 합니다. 가끔 근육 키우거나 다이어트 한답시고 무리하게 운동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십중팔구 무리하게 운동하다가 저혈당으로 큰 위험이 올 수 있습니다. 본인의 미용보단 일단 건강을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특이하게, 인슐린 투여를 통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아침 혈당상승(morning hyperglycemia)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새벽현상(dawn phenomenon)과 소모지효과(Somogyi effect)라고 불리는데 그 병리학적 메카니즘이 살짝 틀립니다. 새벽현상의 경우 성장호르몬의 분비로 인해 고혈당증이 나타나게 되는 증상이며 소모지효과의 경우 과다한 저혈당증에 대응한 체내의 보상반응에 의해 일어나게 됩니다. 먼저 인슐린 투여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혈당이 상승할 경우 환자에게 새벽 3시경 일어나 혈당을 검사하기를 권합니다. 이때 새벽 3시의 혈당 수치가 증가했을 경우 새벽현상에 의한 혈당상승으로 간주하고 인슐린의 투여량을 늘리게 되며 새벽 3시의 혈당 수치가 낮을 경우 소모지효과로 간주하고 인슐린의 투여량을 낮추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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