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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바다

[문화] 만화 읽어주는 남자 5편 - 그라제니 (명작 일본 만화) : 그들도 샐러리맨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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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만화하면 여러 만화들이 떠오릅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공포의 외인구단도 생각나고 터치, H2, 다이아몬드 에이스, 4번타자 왕종훈, 거인의별, 메이저 등등 여기에 나열하지 못했지만 수 많은 명작 만화들이 생각이 납니다. 

 

보통 야구만화 (크게 보자면 스포츠만화)는 주인공의 성장 만화, 다시 말해서 뼈를 깎는 노력과 그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시련, 좌절을 겪고, 그 후에 그 모든 것을 극복하여 성공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 동료애, 라이벌의식, 감사, 애정 등등의 요소가 조미료처럼 추가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개는 고교 야구에 많은 초점을 맞추게 되고, 꿈, 우정, 노력이라는 소년 만화의 3대 타이틀을 이야기 속에 담게 됩니다.  

인간 관계 속에서 느끼는 좌절에 많은 공감을 느끼며, 주인공의 노력 장면과 자세에는 왠지 모를 감동과 동시에 오글거림을 느끼기도 하면서 만화를 보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교 야구를 기반으로 한 우정, 노력, 꿈을 다룬 야구만화와는 다른 색다른 만화가 있기에 이야기하려 합니다.  

표지를 보고 야구 만화겠구나 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1권, 2권을 넘어가면서 푹 빠진 만화입니다.

오글거리는 대사도 심금을 울리는 감동의 장면도 없지만 오히려 야구에 대한 특히 프로야구세계에 대한 시각을 넓힐 수 있는 야구 만화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라제니입니다.


 

주인공 본다는 대개의 야구만화의 주인공과는 다르게 선발투수도 아닌 4번 타자도 아닌 중간계투 투수입니다.

그는 고졸 8년차의 26살 좌완 사이드 투수인데 선발이 되기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거나 가슴 뛰는 동료애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연감표나 기사등을 통해서 다른 선수들의 연봉을 연구를 하고 기억을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자기 연봉보다 낮은 타자들은 심리적 우월감을 가지고 놀랄만한 솜씨의 투구를 뽐내게 되고, 자기의 연봉보다 높은 타자들에게는 곧잘 두들겨 맞습니다.

 

 

어찌보면 속물같아 보이나 프로세계에서 연봉이 가지는 힘과 위치를 역설하고 있게 됩니다.

일례로 연봉 협상 과정이 디테일하게 묘사되고, 이적과정에서 연봉으로 겪게 되는 첨예한 과정을 자세히 이야기함으로서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프로의 세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회를 거듭할수록 프로 야구 선수로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거기에 그 프로 야구 세계에서 선수가 아닌 야구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코치, 해설자, 스카우터 등의 이야기가 나오며 그러한 인물들이 이야기에서 생동감을 가질 수 있도록 과거 이야기나 현재에 주인공과의 연관성 등을 이야기함으로서 입체적인 역할을 가지도록 합니다.

또한 프로 선수들의 휴식과정, 연애, 결혼 이야기 등도 나옵니다.

 

 

다른 만화와는 다르게 이러한 이야기들을 꽤 현실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즉, 억지 감동을 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지루하지 않게 즉 딱딱하게만 다루고 있지 않고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처럼 그들을 편안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만화책 제목 '그라제니'는 ground와 제니(일본어로 돈)가 합쳐진 말로 그라운드에는 돈이 묻혀있다라는 뜻입니다.

그라제니의 사상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야구란 큰 틀을 가지고 있을 뿐 어찌보면 평범한 샐러리맨과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치열한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살아가고 연봉을 위해서 성적(실적)에 대한 고과를 실리적으로 따지게 되는데, 이는 팀의 승리보다는 개인의 성적만을 중요시하게 여기는  모습까지 보여주게 됩니다.  

거기에 야구와 관련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까지 잘 버무려지고 있습니다. 

 


단지 그림체가 기존의 유명한 야구만화만큼 정교하지는 않기에 초반부에는 실망을 할 수도 있습니다.

타자와 투수의 승부에 나오는 멋진 투구의 모습, 타자의 화끈한 배팅 모습, 던져지는 공의 모습 등은 나오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을 충분히 보완하는 것은 바로 스토리 텔링입니다.

흡입력이 있다라는 표현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인물들과의 연관성이나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한 충분한 이야기를 맛깔나게 전개하고 있어서, 읽는 내내 다음장을 궁금하게 만듭니다.

 

17권으로 완결이 되었으나 2부가 일본에서 발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빨리 2부도 국내에서 발매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1부 마지막 권은 다음 이야기를 기약하며 끝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그라제니가 애니화가 결정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스포츠 만화를 많이 봤다든가 혹은 야구만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그라제니를 읽음으로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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