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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바다

[문화] 만화 읽어주는 남자 10편 - 샤먼 시스터즈 (명작 일본 만화) : 조화와 공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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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유령 등을 다룬 작품(특히 만화)을 생각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는지요?

 

공포스럽거나 괴기스러운 분위기?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고 저주하는 유령과 그것을 물리치는 퇴마사?

아마 거의 이런 분위기가 떠오르지 않을까 합니다.

(영화로 따지면 엑소시스트나 검은 사제들 같은 분위기의...)

이런 종류의 만화들은 약간 징그러운 면도 있고 잔인함도 있고, 공포스런 분위기가 물씬 풍기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즉, 영적인 이야기에 휴머니즘을 넣은 작품들이 있습니다.

물론 명작 만화라 손꼽히는 작품들은 휴머니즘, 교훈 등이 잘 버무려져있기 마련입니다.

귀신 이야기를 메인으로 삼고 있지만, 여기에 잔잔한 분위기를 더한 작품이 있기에 (어찌보면 힐링이 될 수 있는)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참고로 나츠메 우인장과 비슷한 듯 하지만 다릅니다.

나츠메 우인장을 좋아하는 사람(나츠메 우인장같은 만화)이라면 꼭 봐야 할 작품입니다.

 

바로 샤먼 시스터즈입니다.

 

 

 

작은 시골에 있는 자매 이야기인데 중학생인 시즈루의 눈에는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것이 보이고, 초등학생인 미즈키는 영적인 존재에 잘 홀리는 아이입니다.

그러기에 요괴나 여러 존재들은 툭하면 미즈키 옆에 달라붙거나 몸 속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그러기에 두 자매의 부모들은 주술사인 외할아버지에게 두 자매를 맡기게 됩니다.

샤먼시스터즈는 이 자매 주변에 일어나는 사건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샤먼 시스터즈를 요약하면

요괴를 볼 수 있는 시즈루와 요괴에게 홀리기 쉬운 체질을 지닌 미즈키 자매를 통해

인간과 요괴(나아가서는 자연)과의 공존 방법을 따스한 시선으로 더듬어 가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공존'입니다.

, 이 작품은 적대시하거나 경외시하기보다는 공생과 친근함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요괴물 중 퇴마라는 요소를 배제한(퇴마가 전혀 나오지 않는 건 아니지만), 요괴와의 공존을 주된 테마로 삼고 있는 특이한 분위기의 작품입니다.

, 요괴와 대립해서 싸우는 이야기가 아닌 일상에서 흔히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에 자매가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성장해가는 이야기와 거기에서 벌어지는 작은 사건들로 발생하는 소소한 감동들이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무당의 능력을 지닌 시즈루와 미즈키는 남의 일에 함부로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외조부의 엄명을 최대한 지키고 살게 됩니다.

당연하겠지만 합리적인 현대 사회에서 이런 방면의 이야기를 함부로 하면 도리어 역효과가 많이 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도 시즈루와 미즈키는 특히 친가쪽 친척들의 기분나쁜 인식으로 정신적 부담을 받게 됩니다.

 

 

그렇기에 알면서도 말 못하는 고민, 그리고 특이체질로 인하여 수반되는 외로움 등, 이들이 견뎌내야 하는 어려움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들은 사실 구체적인 상황만 다를 뿐, 현대에 살아가는 우리가 많이 겪게 되는 감정과 비슷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역으로 이런 방면에 대한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또 관심을  보이는 편이고,

같은 능력을 지닌 사람들끼리는 친근하기에 샤먼 시스터즈의 주인공들의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는 다분히 이중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시즈루와 미즈키 자매를 항상 지켜주고 도와주는 사람이라면 역시 외할아버지겠지만,

특별한 능력을 가진 자매를 이해하고 감싸주는 아버지 역시 든든한 존재입니다.

돌아가신 외할머니 역시 따뜻하게 둘을 돌봐 주었으며, 사이좋은 이웃들 역시 큰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주인공인 두 자매는 단지 볼 수 있고, 홀리기 쉬울 뿐 아무런 힘도 없는 학생에 불과하다는 점은 특이한 설정입니다.

요괴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의 공존을 다룬 만화는 이외에도 <백귀야행>등 몇 가지가 있지만,

주인공이 완전히 무력한 경우는 흔치 않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극히 드문 케이스라 할 수 있을 듯합니다.

물론 이걸을 보완해 주는 것은 강력하며 유명한 퇴마사인 할아버지이기는 합니다.

 

샤먼 시스터즈에는 나오는 요괴들이나 신들은 우리(우리나라사람)가 모르는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비가 오지 않기를 비는 데루데루보즈와 같은 우리들이 아는 것도 있습니다.

 

 

인간을 잔인하게 잡아먹거나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서 많이 다루지 않는 요괴나 신이 많이 나올 뿐입니다.

무속신앙이 그대로 살아 있는 800만 신들의 나라 일본답게 도처에 뿌리깊게 퍼져 있는 수많은 요괴나 잡귀 이야기는

그 내용면에서 풍부하면서도 상세한데 이 존재들의 특성을 잘 조사해서 그대로 만화 속 소재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흥미롭게 볼 수 있습니다.

 

강력한 액션을 기대한 사람들은 보면 실망하겠지만, 평범한 일상에서 요괴들과 공존해나가는 작은 감동을 원하는 독자들은 아주 재미있게 보실거라 생각됩니다.

퇴마사(무당)들은 어디까지나 상대를 연구하고, 교류하고, 인간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경우에는

그 원인과 해결방법을 찾아내어 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사람들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옴니버스 구성을 채용하여 매회 에피소드를 완결해 가는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수수하지만 깔끔한 작화가 인상적인 작품인 점까지 고려하면 읽어도 절대 후회하지 않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력추천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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