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체스, 바둑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는지요?
바둑의 경우, 알파고와의 혈전은 아직도 회자되고는 합니다.
치열한 두뇌 싸움은 인간 고유의 전장이었고, 인공지능이 침입할 수 없는 세계라고 믿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반상위의 싸움은 여러 스포츠 중에서 두뇌 싸움의 최고봉 중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은 이 반상위에 싸움중에서 장기쪽으로 이야기를 국한할까 합니다.
장기 쪽에서도 일본 장기로 더 좁힐려 합니다.
사실 일본 장기는 우리나라의 장기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말 생김새부터 규칙까지 처음 보는 이들은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규칙들을 잘 몰라도 좋습니다.
읽다보면 조금은 이해가 되고 (저는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기는 합니다.)
룰을 모르더라도 기사들이 살아가는 세계가 얼마나 치열한지에 몰두하게 됩니다.
일본 장기 만화는 3월의 라이온, 반상의 기사, 시온의 왕, 천재기사 사토시, 81 다이버 등이 있으며, 이 만화들 모두 각각의 개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천재기사 사토시에 초점을 맞출려고 합니다.
(물론 뒤에 다른 만화들도 언급하려 합니다.)
아무래도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읽으면서 저절로 숙연해짐은 어쩔 수 없습니다.
무라야마 사토시는 5살 어린나이에 불치병을 안고 살아가게 됩니다.
병원의 어린이 병동에서 살게된 그는 중병을 앓고 죽어가는 친구들로 인해 죽음에 대해 알게됩니다.
그리고 죽은 친구가 자신에게 가르쳐 준 일본 장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 친구와 함께 두던 마지막장기의 묘수를 풀면서 점점 장기의 세계에 빠져들어 프로장기기사를 꿈꾸게 됩니다.
정체되어 있던 일본장기계에는 사토시와 그의 라이벌들이 새로운 바람이 되어 일본장기계를 흔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점점 약해져가는 육체 탓에 그는 라이벌에게 패하고 심한 슬럼프를 겪게 됩니다.
그에 비해 그의 라이벌은 어린 나이에 사상 최초의 7관왕이라는 업적을 세우게 됩니다.
긴 슬럼프를 겪고 난 이후 그는 여행을 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드디어 최고의 자리에 오른 라이벌에게 도전하기 위해 나서게 됩니다.
(그리고 이 여행은 독자들에게도 힐링이 되기도 합니다. 인생에 대한 것들을 담백하고 그리고 있습니다.)
대략의 줄거리는 이렇지만, 만화를 보다보면 점점 드는 생각은 제목이 틀렸다입니다.
그는 천재가 아닙니다. 그는 피를 토하는(문자 그대로도 토합니다.)노력을 합니다,
심지어 장기 이외에 어떤 인생적 목표를 달성할려고 하지 않으며, 오르지 장기를 위해서 모든 것을 다 버립니다.
그렇기에 그의 집념과 인간적 고뇌, 슬픔이 만화 전반에 펼쳐져 있으며, 보는 내내 가슴이 애릴 정도로 그의 감정이 느껴집니다.
이런 내용에 발맞추어 장기를 두는 내용조차 비장감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컨셉들은 유머러스하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또한 사토시 주변의 인간 관계도 현실적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장기외의 모든 것을 다 버린 그와 이런 그를 지지해줄려는 사람들과의 교류.
어떤 것이 정답인지는 모르지만 그들의 관계에서 보이는 모습을 우리의 삶에 투영해보게 됩니다.
사실 “힘껏 버티면 살 길이 있는 법”이라는 교훈은 진부할 수도 있습니다.
친구의 죽음에 대해 “그냥 죽은 게 아냐. 있는 힘껏 살았단 말이야”라고 말하는 것도 큰 질병을 앓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뼈저리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치열하게 살아야지라고 다짐하는 이들, 또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진지하지 않았던 이들에게는 다른 어떤 소리보다도 더 크게 사토시의 외침이 다가올 수 있습니다.
장기가 아닌 인생을 그린 만화이기 때문에 보고 나면 깊은 여운이 남게 됩니다.
삶이 무료하거나, 지친 분들에게 강력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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