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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바다

[데빌책방 4] 부동산에 관심이 있다면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 '지방도시 살생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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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은 "지방도시 살생부" (개마고원, 마강래)입니다.

부동산 책들을 몇 권 읽기는 했지만, 이 책은 읽으면서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어서 놀랐습니다.

특히 인구 감소와 그에 따른 효과가 이렇게 벌어진다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기에 조금은 충격적이었습니다.


1. 데이비드 콜먼 : 300년 후 한국은 사라질 첫 번째 국가

  • 국회입법조사처의 입법·정책수요예측모형(NARS21) 시뮬레이션 결과, 한국은 2750년 멸종할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이는 저출산과 고령화가 지속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인구 감소 문제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2. 2040년 전국 지자체 중 30% 기능 상실 -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 여러 통계자료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는 단순히 지방의 쇠퇴를 넘어, 지역 경제와 사회 구조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젊은 인구의 유출은 지방 도시의 활력을 완전히 앗아가고 있습니다.

3. 지방 쇠퇴에 대한 헛다리 진단들

  • 도시재생사업단 (1차 : 2007년~2013년 1500억원)은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이었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습니다.
    1. 물리적 노후화에 초점을 맞춤: 재건축, 재개발을 행했지만, 이는 단순히 외형적인 변화만 가져왔을 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2. 제조업 쇠퇴: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산업 쇠퇴, 거제시의 조선업 위기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3. 지역 자연자원 고갈: 태백, 정선, 삼척, 여수 등은 자연자원 고갈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4. 미군부대 이전: 동두천은 미군부대 이전으로 인해 지역 경제가 타격을 받았습니다.
    5. 교통망의 변화: 나주, 춘천 등은 교통망 변화로 인해 빨대 효과가 발생, 일자리 부족이 심화되었습니다.

4. 저성장, 고령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메가 트렌드

  1. 저성장: 선택과 집중 효율성 추구 트렌드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씨티은행 지점 축소, 우체국의 적자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특히, 제주, 경북, 강원도는 모성사망비가 월등히 높습니다.
  2. 고령화: 2017년 생산가능인구(15세~64세)는 72%였지만, 2060년에는 50%로 감소할 전망입니다. 특히, 65세 인구가 20%를 넘는 고령 지역(의성, 고흥, 군위, 합천 등)은 더욱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3. 4차 산업혁명: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로봇 기술의 발전은 일자리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령화 인구는 이러한 변화를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순창지역의 고추장 사업은 한 거대기업이 1989년 20억에서 2014년 2000억으로 매출을 100배 늘렸지만, 일자리는 단 10명 증가에 그쳤습니다.

5. 인구 감소를 겪는 중소도시의 문제점

    1. 공공서비스 예산의 효율성 감소: 지방 중소도시는 주민들이 밀도가 낮아 거주민 1인당 상수도 관로의 길이가 도시에 비해 3배 이상 길고, 노후관 및 계량기 교체에 많은 지방비를 투입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자체 예산 사용의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립니다.
    2. 지방재정의 위기: 해리 덴트의 '2018 인구 절벽이 온다(The Demographic Cliff)'에 따르면, 인구 절벽 시기에 소비가 급감하는 소비 절벽이 오고, 이는 장기적 경제 불황을 일으킵니다. 지방세는 취득세, 지방소득세, 지방소비세, 제산세로 구성되기 때문에, 지방재정은 더욱 압박받게 됩니다.
    3. 복지비용 증가로 인한 중앙정부 의존 : 지방 중소도시가 자생력을 잃고 대도시의 생산 가능 인구가 지방 중소도시의 노년층을 보살피는 구조로 향하게 된다.
    4. 깨진 유리창 이론: 슬럼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한 번 쇠퇴하기 시작한 지역은 더 빠르게 몰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6. 지방산업단지의 허와 실

  1. 영국 버밍엄: 산업혁명 때 급성장했지만, 1970년대 산업구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실업률이 급증했습니다. 이후 1988년 문화, 유통, 레저, 관광 중심의 서비스업으로 전환해 성공했지만, 존 토매니 교수는 "도시 재생 전략의 문제는 저임금, 저숙련의 질 낮은 일자리 위주로 고용을 늘린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 우리나라의 산업단지 문제: 6년 동안 200곳 이상의 산업단지가 새롭게 개발되었지만, 분양률은 저조합니다. 예를 들어, 충남 당진시 석문국가산업단지는 2년 후 분양률이 27%에 그쳤고, 관리비만 연간 40억 원이 들고 있습니다. 포항 조성 중인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는 1차 분양공고에 분양 신청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3. 기업들의 투기용 전략: 조성원가 수준에서 분양가를 결정하고, 분양받은 후 공장을 짓기 전 되팔아 수억 원 혹은 수십억 원의 차익을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7. 관광산업의 허와 실

  1. 축제의 실패: 2014년 기준 361개 축제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낸 것은 화천의 산천어 축제뿐이었습니다. 함평 나비 축제는 해외에서도 성공 사례로 극찬받았지만, 정작 인구는 꾸준히 감소 중입니다. 작가님은 함평 나비 축제를  나비를 팔아먹은 현대판 봉이 김선달라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2. 정선 카지노: 강원랜드는 카지노 연계사업을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8. 중소도시의 팽창

  1. 원도심 vs 신도심: 원도심(예전에 부흥했던 도심, 전통시장+옛 주거지)과 신도심(대규모 아파트) 간의 시소(seesaw) 게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원도심은 점점 쇠퇴하고, 신도심은 개발되지만, 이는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아닙니다.
  2. 태백의 통동 통리마을: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되어 2017년 말까지 국비 58억, 도비 9억, 시비 5억이 투입되었지만, 3년이 지나고 실패했습니다. 통리 초등학교는 1학년 5명, 2학년 2명, 6학년 8명, 특수학급 1명 등 총 33명의 학생이 있었고, 교사 1인당 4.1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인근 탄광이 영업 중이어서 유지가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3. 신도심의 문제: 낮은 토지 가격과 토호들(부동산 소유주, 건설업체, 지방의원)과 건설업자의 결탁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4. 대형마트의 등장: 전통시장의 몰락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청주시 풍물야시장은 국토부의 '도시활력 증진지역 개발사업'의 하나로 국비, 시비 60억 원을 투자했지만, 8개월 만에 폐쇄되었습니다.
  5. 대형마트의 고용 효과: 대형마트 1만㎡당 매출은 700억 원이지만, 고용인원은 400~500명에 불과합니다. 실제 지역주민 고용효과는 250명 정도이며, 대부분이 낮은 임금의 비정규직입니다.
  6.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사업: 2011년 시작된 이 사업은 2015년 85개 마을에 550억 원, 2016년 151개 마을에 700억 원, 2017년 202개 마을에 895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총 438곳 마을에 2145억 원이 투입되었지만, 마을 하나당 5억 원의 지원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9. 지방도시의 마지막 비상구는?

  1. 압축도시(Compact City): 고밀도 개발, 복합적 토지 이용, 대중교통의 활성화를 통해 도시를 압축하는 전략입니다. 일본 도야마시(인구 약 42만 명)와 아오모리시(인구 약 29만 명)는 이러한 전략을 통해 인구 감소세를 늦추고 초등학교 재학생 수를 10% 이상 증가시켰지만, 재정 악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2. 적정규모(Right-Sizing) 전략: 토지 이용이 집약적인 곳으로 이주하고, 밀도가 낮은 지역을 개발되지 않은 자연 상태로 돌리는 방식입니다. 미국 디트로이트의 워크 프로젝트는 9곳의 인구집중지역 이외에는 공공서비스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기로 했지만, 심한 반발이 있었습니다.

10. 스마트 전략(Smart Decline)

  1. 빈 집을 부수거나 다른 용도로 전환:
    • 인천 남구 주안동: 한 다세대 건물 옥상에서 3.5톤 가량의 쓰레기가 무단 투기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는 빈 건물이 방치되면서 발생한 문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빈 집을 부수거나 쉐어하우스로 전환하는 방안이 제시되었습니다.
    • 공원 만들기나 자연으로 되돌리기: 빈 집을 공원으로 전환하거나 자연 상태로 복원하는 것이 이상적인 해결책으로 여겨집니다.
  2. 새로운 주택의 개발을 제한:
    • 이주 권장지역에서 주택을 지으려는 사람과 살고자 하는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제공: 일본 도야마시는 2002년부터 이를 시행해 2014년까지 2363개 주택이 거주 촉진지구로 옮겨왔습니다.
  3. 지역 특색에 맞는 일자리 만들기:
    • 일본 후쿠이현 사바에시: 세계 3대 안경산지 중 하나로, 1990년대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격을 받았지만, 더 좋은 품질의 안경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성공했습니다.
  4. 영스타운의 사례:
    • 미국 오하이오 주의 영스타운은 철강 도시로 번성했지만, 1977년 영스타운시트엔튜브 회사의 대규모 해고로 인구가 급감했습니다. 이후 2005년 '영스타운 2010'이라는 새 비전을 발표하며, "영스타운이 옛날보다 조그만 도시라는 점을 인정하자", "새로운 지역 경제의 역할이 어떠할지에 대해 정하자", "영스타운의 이미지와 삶의 질을 높이자", "행동하자"는 원칙을 세우고 현실을 직시하며 변화를 모색했습니다.
  5. 우리나라 지자체의 비전:
    • 200개가 넘는 지자체의 비전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정목표, 시정전략, 핵심시책 등을 보면, 대부분이 인구가 늘어나는 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진천(7만 명)은 2030년 인구 15만 명을 목표로 하고, 영암(6만 명 미만)은 2020년 인구 21만 명을 목표로 했습니다.

 


11. 작가의 현실적 조언

  1. 현실을 직시하고 축소를 인정하자: 양적 발전이 아닌 질적 발전을 위한 변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2. 도시를 압축하자: 원도심 부흥에 천문학적 규모의 재원을 투자하는 대신, 거주유도구역을 설정하고 그 지역 밖에서 벌이는 개발사업에는 도시재생 부담금을 물리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3. 조그만 도시에 맞는 일자리 육성이 필요:
    • 순창의 사례: 순창의 고추장 사업은 지역 특색에 맞는 산업을 육성한 성공 사례입니다.
    • 대기업 프렌차이즈 제한: 미국 오하이오 도시조례로 체인점 입점을 금지하거나, 로드아일랜드 주의 브리스톨은 232㎡ 이상의 체인점이 시내에 들어서는 것을 막는 조례를 시행했습니다.
  4. 아픈 곳을 찾아내 이를 치유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쇠퇴한 모든 것을 재생하겠다는 강박증을 버리고, 정부는 지방 중소도시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마무리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역사회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지방도시 살생부"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는 중요한 책입니다. 지방 도시의 쇠퇴를 막기 위한 다양한 전략과 사례를 통해, 우리는 미래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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