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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바다

[데빌책방 ⑮] 생각없이 산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이것을 꼭 보세요 : '소크라테스의 변명' - 플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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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은 "소크라테스의 변명"(이제이북스, 플라톤 -강철웅 옮김-)입니다.

책의 시작과 끝에서 번역자의 글을 읽을 수 있는데, 한국 인문학 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모습이 엿보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순수 번역본이 없기에, 즉 희랍어 원문을 직접 우리말로 옮긴 책이 없었기 때문에, 번역자와 연구자들의 말로 할 수 없는 노력의 흔적이 보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이런 분들 덕분에 세상이 잘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소크라테스가 재판장에서 자신을 항변하는 대화로 이루어진 책입니다. 그래서 언뜻 보면 연극 대본 같기도 합니다.

 
 

1. 첫째 연설 : 유무죄에 관련된 항변 연설

 

 (1) 서두 : 설득과 진실의 대비

 

"내가 말하는 것들이 정의롭다고 믿으니까 그렇게 하는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 가운데 아무도 다른 기대는 하지 마세요. 여러분, 이 나이에 내가 젊은 애처럼 말을 지어내면서 여러분 앞에 나선다는 건 분명 적절하지도 않은 일일 테니까요" 

"말투가 어떤 방식인지는 문제 삼지 말고, 그저 내가 정의로운 말을 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만 살펴보고 그것에만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말입니다. 바로 이것이 재판관의 덕입니다."

 

 

 (2) 처음 고발에 대한 항변 

 

"고발 내용인즉슨 소크라테스라는 어떤 지혜로운 사람이 있는데, 천상의 것들에 관해 사색하는 사람인데다가 지하의 온갖 것들을 탐색하기도 했으며, 더 약한 논변을 더 강한 논변으로 만드는 사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개중에는 스스로도 설득된 상태에서 남들을 설득하려 한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 사람들 모두가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들입니다."

"나는 그가 스스로 지혜롭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실은 아니라는 걸 그에게 보여 주려 시도했습니다. 그래서 그 일로 인해 난 이 사람에게도 다른 많은 참석자들에게도 미움을 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난 떠나오면서 나 자신에 관해 추론을 했습니다."

"이 사람보다는 내가 더 지혜롭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둘 다 아름답고 훌륭한 것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것 같은데 이 사람은 어떤 것을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나는 내가 실제로 알지 못하니까 바로 그렇게 알지 못한다고 생각도 하기 때문입니다. 어쩄든 나는 적어도 이 사람보다는 바로 이 점에서 조금은 더 지혜로운 것 같습니다. 나는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을 알지 못한다고 생각도 한다는 점에서 말이다'라고요."

"신의 뜻을 따라 탐색을 하는 나에게는 가장 명망이 높은 사람들은 사실상 최대한 모자란 사람들인 반면, 그들보다 더 형편없다고 여겨지는 다른 사람들이 오히려, 현명함과 관련하여 더 제대로 된 사람들이라고 여겨졌습니다"

"신은 마치 "인간들이여, 그대들 가운데 누구든 소크라테스처럼 자기가 지혜와 관련해서 참으로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가장 지혜롭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3) 당면한 공식 고발에 대한 항변 

 

"그런데 내가 그럴 의도없이 망치고 있다면 그런 잘못들, 즉 의도하지 않은 잘못들을 파내어 여기 법정에 세우는 게 법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잡아 놓고 가르치고 훈계하는 게 법이지요. 내가 알게 된다면 적어도 그럴 의도없이 내가 하는 일만큼은 멈출 게 분명하니까요. 그런데 당신은 나와 함께하면서 가르치는 건 회피하고 거부한 채 그저 여기 법정에 세웠지요. 배움이 아니라 처벌이 필요한 사람들을 여기에 세우는 게 법인데 말이에요" 

"인간에 관련된 활동들은 있다고 믿으면서 인간들은 믿지 않는 사람이 인간들 가운데 있나요?... 신령스러운 활동들은 있다고 믿으면서 신령들은 믿지 않는 사람이 있나요?"

다만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나에 대해 많은 미움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 생겨나 있다는게 진실이라는 건 잘 알아 두세요. 또 나를 잡을 게 이겁니다. 멜레토스도 아뉘토스도 아니고, 많은 사람들의 비방과 시기입니다. 그것들이 분명 다른 훌륭한 사람들도 잡았고, 또 내 생각에 앞으로도 계속 잡게 될 겁니다.

 

 

 (4) 여담 : 소크라테스의 삶  

 

“그는(아킬레우스) 이 말을 듣고도 죽음과 위험은 사소하게 여긴 반면, 비겁한 사람으로 살게 되는 일과 친구들을 위해 복수하지 못하는 일을 훨씬 더 무서워해서 이렇게 말했지요. '곧바로 죽어도 좋습니다. 불의를 행한 사람에게 대가를 받아낸다면 말입니다. 그래야 여기 구부러진 배 곁에서 비웃음의 대상으로, 대지의 짐으로 남아 있지 않게 되겠지요.'라고 말입니다.” 

죽음을 무서워한다는 것은 지혜롭지 않은데도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것에 다름 아니거든요. 그건 알지 못하는 것들을 안다고 생각하는 거니까요.

돈으로부터 덕이 생기는 게 아니라, 덕으로부터 돈과 인간들에게 좋은 다른 모든 것들이 사적인 영역에서든 공적인 영역에서든 생깁니다.

"오히려 참으로 정의를 위해 싸우려는 사람은 잠깐 동안이라도 목숨을 보전하겠다고 한다면, 공적인 삶이 아니라 사적인 삶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나는 여러분을 위해서, 즉 여러분이 나에게 유죄 표를 던짐으로 해서 신이 여러분에게 준 선물에 대해 뭔가 잘못을 범하지 않도록 하려고 항변을 하고 있는 겁니다. 여러분이 날 죽인다면 이런 류의 다른 사람을 쉽게 발견하지 못할 테니까요.”

아테네인 여러분, 여러분에게 온전한 진실을 난 말해 주었습니다. 그들은 지혜롭다고 생각은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검토받는 것을 들으면서 즐거워하는 거라고 말입니다.”

 

 

 (5) 맺는 말 : 동정에 호소하지 않는 이유  

 

"어쨌든 이 나이를 먹고 또 이런 이름(지혜로운 사람)으로 불리고 있는 내가 이런 일들 가운데 어떤 것이든 한다는건 나만이 아니라 여러분에게도 그렇고 국가 전체에도 명성과 관련해서 아름답지 못한 일이라고 난 생각합니다. 그러니 여러분 가운데 지혜에 있어서든 용기에 있어서든 아니면 다른 어떤 덕에 있어서든 남다르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그런 류의 사람들이 된다면, 그건 수치스러운 일일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 명성의 문제는 차치하고, 재판관에게 간청하는 것도 간청을 해서 죄를 벗는 것도 정의롭지 않으며, 오히려 가르치며 설득하는 것이 정의롭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재판관은 정의를 사적 이해관계로 재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의를 판가름하기 위해서 앉아 있는 거니까요.

 

 

2. 둘째 연설 : 대안 형량 제안 연설

 

 (1) 유무죄 투표수 차이

 

“그런데 지금 보니까 30표만 바뀌었다 해도 내가 죄를 벗을 수 있었을 것 같네요. 그런데 멜레토스한테서는 지금 상황만으로도 난 죄를 벗은 걸로 보입니다.”

 

 

 (2) 대안 형량 제안

 

“여러분에게도 사형이 형량으로 걸려 있는 사건은 단 하루만이 아니라 여러 날을 심리해야 한다는 법이 있다면, 여러분도 이것에 대해 확신하게 될 수 있었을 거라서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짧은 시간안에 커다란 비방들을 해소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나로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불의를 행하고 있지 않다고 확신하니까 내가 적어도 나 자신에게 불의를 행한다거나 나 자신에 대해 스스로 나는 나쁜 어떤 것을 받아 마땅하다고 말한다거나 이런 어떤 것을 나 자신에 대한 형량으로 제안한다거나 할 일은 당최 없을 겁니다.

대체 왜 내가 그때그때 임명되는 권력,  11인관리에게 종노릇을 하면서 감옥에서 살아야 하나요?”

그러니 그 액수의 벌금을 제안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여러분에게 그 돈을 지불을 보증하는 든든한 보증인이 되어 줄 겁니다

 

 

3.셋째 연설 : 최종 판결 후 배심원들을 향한 마지막 연설

 

 (1) 사형(유죄) 투표자들에게 하는 연설

 

“내가 유죄 판결을 받은 건, 물론 궁해서긴 하지만 말들이 궁해서가 아니라 대담함과 몰염치가 궁해서, 즉 여러분이 들으면 가장 달콤해할 그런 말들을 여러분에게 할 의향이 궁해서죠.” 

하지만 여러분, 이것이 즉 죽음을 피하는 것이 어려운 게 아닐 겁니다. 오히려 훨씬 더 어려운 일은 사악을 피하는 것입니다. 그건 죽음보다 더 빨리 달려오니까요. 지금 나는 느리고 나이 든 사람이라서 더 느린 것에게 잡혔지만, 내 고발자들은 능란하고 기민해서 더 빠른 것, 즉 악에게 잡혔지요.”

, 남들을 억누르는 게 아니라 자신을 가능한 한 훌륭하게 되도록 다잡는 것이 가장 아름답고 쉽게 벗어나는 일이니까요. 그러니까 나는 유죄 표를 던진 여러분에게는 이런 예언들(더 심한 앙갚음을 당한다)을 해 주고 여러분에게서 벗어나렵니다.”

 

 

(2) 무죄 투표자들에게 하는 연설

 

“훌륭한 사람에게는 살아있을 때든 삶을 마치고 나서든 어떤 나쁜 것도 없으며, 이 사람의 일들은 신들이 안 돌보지 않는다는 것 말입니다.” 

벌써 떠날 시간이 되었군요. 나는 죽으려, 여러분은 살러 살 시간이. 우리 중 어느 쪽이 더 좋은 일을 향해 가고 있는지는 신 말고도 그 누구에게도 분명치 않습니다.

 


 

1. 역사적 배경과 소크라테스의 재판

  1. 소크라테스는 기원전 399년, 아테네 법정에서 "청년들을 타락시켰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 당시 아테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기원전 431~404년)에서 패배한 후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습니다.
    • 소크라테스는 기득권층의 부패를 비판하고, 젊은이들에게 기존의 권위를 의심하도록 가르쳤기 때문에 많은 적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2. 그의 철학은 '무지의 지'에 기반했습니다.
    • 소크라테스는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라고 말하며, 인간이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지혜라고 주장했습니다.
    • 이는 당시 정치가나 시인, 장인들이 자신의 지식을 과신하는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었습니다.
  3. 고발자들의 주장과 법정에서의 논리적 변론
    • 고발자들은 그가 신을 부정하고, 젊은이들에게 불경한 사상을 심어주었다고 주장했습니다.
    •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법정에서 "나는 신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신의 뜻을 따르고 있다."라며 반박했습니다.

2. "소크라테스의 변명"이 가지는 철학적 의미

  1. 진리에 대한 탐구와 철학의 본질
    • 소크라테스는 법정에서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진리를 탐구해야 하는 이유를 강조합니다.
    • 그는 단순한 변론이 아니라, "정의란 무엇인가?", "진정한 지혜란 무엇인가?"와 같은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2. 윤리적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
    • 그는 재판에서 동정을 구하지 않고, 자신의 철학적 신념을 끝까지 지켰습니다.
    •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라는 말처럼, 윤리적 삶을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3. 현대 사회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교훈
    • 비판적 사고와 논리적 분석이 필요한 시대에, 우리는 "어떤 것이 진실인가?"를 스스로 탐구해야 합니다.

3. 읽어봐야 하는 이유 

  1.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플라톤이 기록한 소크라테스의 변론으로, 철학과 논리적 사고를 배우기에 가장 좋은 입문서 중 하나입니다.
  2. 소크라테스의 법정 변론은 단순한 재판 기록이 아니라, 윤리와 정의, 그리고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3. "너 자신을 알라"라는 철학적 명제가 등장하는 이 책은, 자기 성찰과 비판적 사고를 기르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독서로 추천됩니다.
  4. 소크라테스의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는 논리적 대화법은, 현대 사회에서도 토론과 논쟁, 법률적 사고에서 활용될 수 있습니다.
  5.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으면, 고전 철학이 현대인들에게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철학 입문자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사고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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