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빌책방 3] 삶에 지쳤다면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 『싯다르타』
오늘 소개할 책은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민음사 출간)입니다.
어떤 책에서 ‘싯다르타’에 대한 언급을 접하고 흥미를 느껴 기록해두었다가 이번에 읽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지금까지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제대로 접해보지 못했고, 그가 위대한 작가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떤 작품을 남겼는지는 자세히 알지 못했습니다.
책을 읽고 난 후 그의 다른 작품들도 읽고 싶어졌고, 무엇보다도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인간의 근본적인 고민과 존재에 대해 이렇게 치열하게 탐구한 글을 보며, 그 깊이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싯다르타』의 주요 내용
1. 바라문 가문의 아들 싯다르타
친구로서는 고빈다가 있습니다. 젊은 시절 자기 존재의 내면 속에 삼라만상과 하나이자 불면의 존재인 아트만(완전한 것, 완성을 의미)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 사마 베다(바라문교의 종교 문헌)와 우파니샤드(고대 인도의 종교적 문학 작품)를 통해 "그대의 영혼이 온 세상이니라"는 사상을 배웁니다.
2. 출가와 수행
사문(선을 행하고 악을 없애는 사람이라는 뜻의 수행자)들을 따라 집을 떠나며, 아버지의 의사를 꺾고 수행의 길을 떠납니다.
- 하루 한 끼(익힌 음식은 먹지 않음)로 생활하며, 인간의 모든 삶이 속임수이며 끊임없이 지속되는 고통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3. 사문들과의 수행
사문들 가운데 최연장자로부터 침잠 수련(사물로 녹아드는 수련)을 배우게 됩니다.
- "우리가 <배움>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오 친구,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앎뿐이며, 그것은 도처에 있고, 그것은 아트만이고... 알려고 하는 의지와 배움보다 더 사악한 앎의 적은 없다고 말이야"라는 가르침을 받습니다.
4. 사비티시의 고타마
사비티시(석가가 25년간 설법 교화한 곳)에서 고타마와 조우합니다.
- 누런 적삼을 입은 세존으로, 부처와 악마를 이겼다는 등의 소문이 널리 퍼져 있었으며, 싯다르타는 4제(苦제, 集제, 滅제, 道제)와 8정도(正見, 正語, 正業, 正命, 正念, 正定, 正思惟, 正精進)에 대한 설법을 듣습니다.
- "나는 이 세상의 어떤 것보다도 나 자신에 대하여, 싯다르타에 대하여 가장 적게 알고 있지 않은가!"
- "나는 내가 미리 추측한 뜻에 짜맞추는 일을 하기 위하여, 기호들과 철자들을 무시해 버렸으며, 이 현상계를 착각이라 일컬었으며, 나의 눈과 혀를 우연하고 무가치한 현상이라고 일컬었다."
- 감각과 사유 두 가자 다 상당히 좋은 것이었다... 그 두가지로부터 가장 내밀한 것의 비밀스러운 소리들을 들어야 할 것이었다.
5. 세속적 삶의 경험
뱃사공을 만나고 카말라(사랑의 신 카마를 빗댄 것으로 추정)를 만나고 그녀에게 반합니다. 카마스와미(부자 상인)를 소개받으며, ‘그와 동등한 사람이 되세요’라는 조언을 받습니다.
- "어제 내가 그대에게 나는 사색할 줄도, 기다릴 줄도, 단식할 줄도 안다고 이야기하였는데... 그런 능력이 많은 일에 쓸모가 있다는 사실을.."
- '그의 목적에 위배되는 것은 그 어느 것도 자기 영혼 속에 들여보내지 않기 때문이오. 이것이 바로 싯다르타가 사문들한테 배운 것이오’
6. 쾌락의 늪과 자각
카밀라와의 쾌락으로 세속에 빠지게 되지만, 내면의 경고(꿈)를 듣을 후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떠나게 됩니다.
7. 강에서의 깨달음
싯다르타는 자살을 결심하지만, 그 순간 "옴(완전함)"을 외치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리고나서 우연히 구도자가 된 고빈다를 만나게 됩니다.
- "‘속세의 쾌락과 부는 좋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 이제 나는 그 사실을 제대로 안 거야. 그 사실을 단지 기억력으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알게 되어 정말 다행이로군"
8. 강에서의 사색
바주데바를 만나고, 그는 모든 것을 경청하며 자기 내면에 받아들입니다.
- "남의 말을 귀담아 듣는 것을 나에게 가르쳐준 것은 강이었어요."
- ‘소년 싯다르타는 장년 싯다르타와 노년 싯다르타로부터 단지 그림자에 의하여 분리되어 있을 뿐, 진짜 현실에 의하여 분리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으며, 아무것도 없을 것입니다. 모든 것은 현존하는 것이며, 모든 것은 본질과 현재를 지니고 있습니다’
9. 사랑과 집착
고타마의 입적이 임박해옵니다. 이 때, 카말라와 그의 아들(싯다르타의 아들)을 데리고 고타마를 보기 위해 배를 타러 오지만, 카말라는 세상을 떠나고 아들을 맡게 됩니다. 아들에게 깊은 사랑을 느끼지만, 결국 아들은 도망갑니다.
- '현재와 동시성이라는 감정이, 영원성이라는 감정이 그의 마음을 파고 들어와 온통 가득 채웠다. 그는 그 순간, 모든 생명의 불멸성과 모든 순간의 영원성을 깊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깊이 느꼈다.'
- ‘사랑이 폭력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당신은 그 아이를 사랑이라는 끈으로 묶어 구속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 ‘이러한 길이 어느 누구한테는 혹시 면제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당신이 설마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10. 삶의 반복성과 사랑의 가치
인간들의 삶은 충돌들과 탐욕들이 무한한 업적을 이루어지고, 무한한 고통을 주며, 고통을 감수하게 해 주지만, 이런 맹목적인 성실성은 사랑할 만한 가치고 있고, 경탄할 만한 가치가 있음을 깨닫습니다. 모든 생명의 단일성을 의식하며, 삶의 순환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 ‘이것은 이러한 반복은 이처럼 숙명적인 순환의 테두리 속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도는 것은 한 바탕의 희극, 기이하고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 (아버지에게서 떠나온 자신과 자신을 떠난 아들을 생각하면서)
- '싯다르타는 자기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이 사람이 이제 더 이상 바주데바가 아니요, 이제 더 이상 인간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이 사람이 바로 영원한 존재 자체라는 것을 점점 더 강렬하게 느꼈다.'
11. 궁극적 깨달음과 해탈
바주데바는 깨달음을 얻고 숲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나서 싯다르타는 유일한 뱃사공이자 현자로서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고빈다가 그런 현자로서의 명성을 듣고 찾아오며,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그가 친구임을 알게 됩니다. 계속 대화를 나누는 과정속에서, 고빈다는 싯다르타가 초월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 ‘내가 얻은 생각들 중의 하나는 바로 지혜라는 것은 남에게 전달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이네’
- ‘모든 진리는 그 반대도 마찬가지로 진리이다’
- ‘시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네... 보이는 간격이라는 것도 하나의 착각인 셈이지’
- ‘말이란 신비로운 참뜻을 훼손해 버리는 법일세... 어느 한 사람에게는 소중한 보배이자 지혜처럼 여겨지는 것이 어떤 다른 사람에게는 항상 바보같은 소리로 들린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나는 동의하고 있어’
『싯다르타』를 읽으며 느낀 점
지혜는 단순히 전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험해야만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이러한 책을 통해 잠시나마 "나"를 돌아보고 인생을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소중합니다.
삶에 지쳤다고 느껴질 때,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추천드립니다.